■ 기사 읽고 나누고… 생각하는 힘 커져요
1. 사실과 의견으로 사고력 키우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신문기사를 사실과 의견으로 구분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따져보세요. 신문기사는 거의 모두 사실과 의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실은 실제 있었던 일이나 현재 있는 일을 말합니다. 의견은 어떤 대상에 대해 갖는 개인의 생각을 뜻합니다.
동아일보 12월 26일자 A14면의 기사(102세 할머니 대장암 수술 이겨냈다)를 읽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한 뒤에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을 알아봅시다. 이런 문장이 있네요. ‘국내에서 처음으로 102세 암 환자가 수술을 받고 회복됐다. 수명 연장으로 초고령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100세 암 수술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첫 번째 문장은 사실이고, 두 번째 문장은 의견입니다. 102세 할머니가 암 수술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02세 할머니가 수술 이후 회복된 일을 보편적 사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건강 상태가 다르고 특히 100세를 넘긴 노인이 수술대에 오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100세 암 환자의 수술이 일반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의미가 크다’는 의견을 내놓은 겁니다.
기사를 그냥 읽게 되면 “참 대단한 할머니가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과 의견으로 나눈 뒤에 둘 사이의 관계를 따지다 보면 새로운 관점이 보입니다. 그 과정에 비판적 사고력이 커집니다. 주어진 글을 읽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할 때는 다음의 잣대를 활용하면 됩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활동은 비판적 사고력 증진과 함께 글쓰기 능력을 키울 때도 필요입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 기초해 자신의 의견을 내면 글쓰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예컨대 실업에 관련된 기사를 읽고 실업률의 증가라는 문제 상황에 기초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면 됩니다. 이때 실업자의 고통이나 실업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 등을 의견으로 내면 되겠지요.
사실과 의견을 나누고 비판적 사고력을 발휘해 글쓰기를 할 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사실에 대한 의견을, 다른 하나는 의견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겁니다. 102세 할머니의 암 수술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견을 낼 수도 있고, 그런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도 있습니다. 사실에 따른 의견은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수술대에 오른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식으로 표현하면 됩니다. 이런 의견에 대한 의견은 ‘102세 할머니의 암 수술이 성공했지만 아직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면 되겠죠.
동아일보 12월 26일자 A14면
2. 원인과 결과로 사고력 키우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또 다른 방법으로 글을 읽고 원인과 결과로 나눈 뒤에 둘 사이의 관계를 따져보는 활동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 상황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눈이 내려 엉망이 된 교통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원인은 많은 눈이 내린 겁니다. 결과는 엉망이 된 교통 상황입니다. 원인은 어떤 일을 일어나게 한 까닭이며 결과는 원인으로 인해 일어난 일입니다.
예시 상황은 학생의 부주의가 원인이 되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말입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반론의 여지가 많습니다. 학생의 부주의가 문제지만 원인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운전자의 부주의나 학교 앞의 도로 사정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의 부주의만을 원인으로 꼽으면 올바른 판단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읽고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길입니다.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