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虎는 곧 陽貨(양화)로, 춘추시대 노나라 季氏(계씨)의 가신으로서 국정을 장악했던 인물이다. ‘논어’ ‘양화’편에 보면 양화는 공자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돼지를 공자에게 선물했다. 공자는 양화가 없는 틈을 타 그의 집으로 가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오다가 양화를 만났다. 양화는 “보배로운 재주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나라의 혼란을 내버려둔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겠소?”라고 했다. 공자는 무도한 양화를 섬길 수가 없어서 막연하게 “내가 장차 나아가 벼슬하겠소”라고 말했다.
‘爲富면 不仁矣오 爲仁이면 不富矣라’는, 위정자가 富를 추구하면 필시 어질지 못하게 되고 거꾸로 어진 정치를 행하면 부유하게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양호는 仁政을 행하면 위정자가 부유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이 對仗(대장)으로 표현했으나, 맹자는 위정자가 부유하려 하다 보면 仁政을 행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주자(주희)는 天理(천리)와 人慾(인욕)은 병립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소인은 인욕을 따르므로 어질고자 하면 부유하게 될 수 없고, 군자는 천리를 따르므로 부유하려다 보면 어질지 못하게 된다고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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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富면 不仁矣오’라는 것은 앞서의 ‘焉有仁人在位(언유인인재위)하여 罔民(망민)을 而可爲也(이가위야)리오’라는 말과 호응한다. ‘爲仁이면 不富矣라’는 것은 ‘賢君(현군)은 必恭儉(필공검)하여 禮下(예하)하며 取於民(취어민)이 有制(유제)니이다’라고 했던 말과 호응한다고 봄이 옳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