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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병영 구타’ 자살 장병 순직처리 가능

입력 | 2011-12-23 03:00:00

정신병력 있는 경우… 보상금에 국립묘지 안장도




내년 상반기부터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해 자살한 군인 가운데 정신질환 병력이 확인되면 순직으로 처리된다. 이들에겐 사망보상금이 지급되고 국립묘지 안장 자격이 주어진다. 또 군내 사망을 분류하는 용어 가운데 ‘자살’과 ‘변사’라는 표현이 사라진다.

국방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 개정안’을 확정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자살자에 대한 국가 책임이 강화되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고 경찰 등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군 복무 중 구타나 폭언, 가혹행위가 인정되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상적 판단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해행위(자살 포함)를 한 경우 순직, 공상(公傷)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모든 군내 자살을 공무와 무관한 ‘기타 사망’으로 분류해 순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전투경찰과 의경(경찰청 소속), 경비교도대(법무부 소속)의 경우 2008년부터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경우 순직 처리해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군 자살자 가운데 정신질환 치료 전력이 확인되면 순직 판정을 받게 된다. 군내 자살자가 순직 처리되면 유족에게 약 9000만 원의 사망보상금이 지급되고, 국립묘지 안장 자격도 주어진다.

아울러 최근 5년 내에 구타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군 장병들의 경우도 유족이 요청하면 심사를 받을 수 있고, 순직 판정이 나면 사망보상금 지급과 국립묘지 안장 등이 소급 적용된다.

하지만 군내 자살자의 순직 기준으로 정신질환 치료 전력을 포함시킬 경우 실제 순직 판정을 받는 경우가 드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군 자살은 극도의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질환 치료 기록을 순직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군내 사망 분류 기준에서 ‘자살’ ‘변사’ 용어를 없애는 대신 모두 ‘일반 사망’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국가 책임이 강한 징병제에서 자살, 변사라는 구분이 유족의 심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사망 원인 조작 의혹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해 온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군내 자살자는 400여 명으로 2005년 65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군내 사망 중 자살의 비율도 1970년대 24.5%에서 1990년 40%, 지난해엔 64%를 차지해 군 사망 사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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