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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시대]北경제 전문가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 “2030, 北변화 남의 일처럼 생각 말아야”

입력 | 2011-12-22 03:00:00

北경제 전문가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가 보는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고착될 확률은 굉장히 낮습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할 텐데 젊은 세대가 너무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골드만삭스 한국담당 이코노미스트 권구훈 전무(사진)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침착한 외국인투자가들의 반응을 보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을 것이라 예측했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다행”이라면서도 “현재 20, 30대가 40, 50대가 될 때는 어떻게든 남북 관계가 변할 텐데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동아일보의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권 전무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주의 경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92년 박사학위를 딴 뒤 은사인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현 컬럼비아대 교수)와 함께 ‘러시아 사유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북한 경제의 실상과 향후 전개 과정을 주시해온 몇 안 되는 북한경제 전문가로도 꼽힌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김정일 리스크’는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17년 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흥분과 불안에 휩싸였지만 지금은 북한을 마치 멀리 있는 외국인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코스피가 20, 21일 연 이틀 크게 오르며 어느새 안정을 되찾자 이 틈에 하락폭이 컸던 주식을 사들이며 재테크의 기회로 삼는 젊은 투자자도 적지 않다.

권 전무는 “1980∼90년대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이행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요즘 젊은층이 체제에 대한 고민이 없는 세대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는 데도 남북관계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물론 남북관계의 변화를 한 발짝 앞서 예측해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권 전무는 향후 북한 체제의 변화 가능성은 장, 단기를 나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넘어가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며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에서 말하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 등 북한 내 경쟁자들 간의 분열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나이를 떠나 김정은에게로 지도체제가 넘어갔기 때문에 내부 분열은 북한 체제상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향후 2, 3년 정책 실패로 내부갈등이 발생할 경우 김정은 지도체제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9년 권 전무는 ‘2050년 통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독일을 추월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자원과 노동력 같은 북한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달러 환산 GDP가 2050년 일본 독일 등을 제치고 중국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에 이어 8위를 차지한다는 분석이었다. 그는 “2009년 보고서는 김정일 체제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며 “불확실성은 있겠지만 체제 변화 가능성은 확실히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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