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산주-남북경협주, 급등 급락 요동
20일 증시에서는 방위산업주와 남북경협주, 식료품주 등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 테마주’의 주가가 요동쳤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안보 불안감에 방위산업주는 다시 급등했다.
무선통신장비업체인 휴니드테크놀로지스(휴니드)와 방산장비 제조업체 스페코, 방산용 전원공급기 제조업체 빅텍 등은 이틀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무인항공기 제조업체 퍼스텍도 12.44% 올랐다. 반면 전날 상한가로 뛰었던 방독면 제조업체 HRS는 8.31% 급락해 대조를 보였다.
다른 ‘북한 테마주’들의 표정도 하루 만에 머쓱해졌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크게 올랐던 생필품 관련주는 일제히 내렸다. 상한가로 솟았던 삼양식품은 6.07%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이목이 집중돼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상한가에 합류했던 YTN도 20일에는 8.08% 떨어졌다.
기업실적에 바탕을 두지 않고 소문과 기대에만 기댄 ‘정치인 테마주’와 마찬가지로 ‘북한 테마주’ 역시 주가가 오를 근거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물론 방위산업주는 정치인 테마주보다는 실체가 있긴 하다. 하지만 방산 수주 등 실적에 근거하지 않고 단지 불안감에만 기대 오른 종목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19일에서 20일 하루 만에 급등에서 급락으로 바뀌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 정치보단 경제를 보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증시가 곧바로 반등하기보다는 현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일시적 테마주보다는 긴 호흡으로 유럽 위기 등 경제흐름과 관련해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부환경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형 수출주와, 변동성 확대 국면의 대안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경기방어주가 현 장세의 대안으로 주목된다.
우선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대형 수출 중심주가 주도주로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관련 리스크의 영향은 길어야 2∼3일로, 이에 따른 수혜주를 찾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유럽 위기와 지정학적 위험 요인에 따른 원화 약세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IT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가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혜택을 볼 수 있고 원화변동성이 심해져도 이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