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쓰는 돈 〉일반고객… 업체들, 가족대상공연 늘려더 오래 머무는 효과도 겨냥
구색용이라는 평가를 받던 백화점 문화홀이 변하고 있다. 문화홀 공연이 가족 단위 관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백화점 업계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열린 한 공연. 현대백화점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4개 점포에서 72회의 공연을 했다. 올해 12월에는 7개 점포에서 121회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12월 131회이던 공연 횟수를 이달에는 189회로 늘렸고,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12월보다 15회 늘어난 64회의 공연을 이달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가족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의 이달 공연 가운데 60%가량이 아동 뮤지컬을 비롯한 가족 대상 공연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크리스마스 산타 컵 만들기’나 ‘브레멘 음악대’ 등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을 늘렸다.
백화점들이 공연 횟수를 늘리는 이유는 매출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 문화홀에서 공연을 관람한 인원은 총 6만800여 명이었는데 이들이 한 해 동안 백화점에서 쓴 비용은 평균 680만 원이었다. 일반 고객 평균이 136만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씀씀이가 많은 ‘알짜 고객’인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상위 10%를 차지하는 VIP고객 중 86%가 문화홀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구색으로 갖췄던 문화홀을 백화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 좋은 공연을 늘리면서 더 많은 소비자가 백화점을 찾아 오래 머무르는 것도 공연을 통해 얻는 효과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비효율 시설로 여겨지던 문화홀이 이제는 가족 동반 고객 유치와 소비 촉진을 위한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