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硏 “13일 중대발표”학계 “발견 가능성 제시할듯”
“힉스 입자와의 ‘첫 조우(glimpse)’를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물리학계의 관심이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7일(현지 시간)자 온라인판에 이 같은 제목을 달고 힉스 입자 발견이 임박했음을 예견했다.
CERN은 13일 오후 2시 공개 세미나를 연 뒤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 설치된 두 검출기(CMS, ATLAS)가 포착한 실험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물리학계는 이 자리에서 힉스 입자의 존재와 관련해 중대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롤프 호이어 CERN 소장은 5일 LHC 실험에 참여하는 전 세계 모든 연구원에게 e메일을 보내 13일 공식 발표 때까지는 실험 결과에 대해 ‘함구령’까지 요청했다.
힉스 입자는 전자를 비롯한 자연계를 이루는 모든 입자와 상호작용을 해 이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기본 입자로 일명 ‘신의 입자’라고 불린다. 1964년 그 존재가 예측됐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CERN은 2009년부터 LHC에서 양성자끼리 충돌시켜 힉스 입자를 찾는 데 주력해 왔다.
BBC는 두 검출기의 실험그룹 가운데 한 곳의 대변인 말을 인용해 “(LHC에서) 양성자를 350조 번 충돌시켰고 이 가운데 힉스 입자 후보로 볼 수 있는 신호를 10번 포착했다”며 힉스 입자가 존재할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한국CMS실험사업팀 연구책임자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 입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커져 분위기가 고무적이고 흥분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통해 힉스 입자를 찾은 게 아니라 발견 가능성이 커졌다는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힉스 입자의 존재는 20세기 현대 물리학이 정립해온 자연계의 모든 힘을 설명하는 단초가 된다. CERN은 13일 세미나와 기자회견을 웹캐스트에서 생중계한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 힉스 입자(Higgs boson) ::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주장한 것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전자 등 다른 입자와 상호 작용해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로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힉스는 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는 만큼 그 존재가 발견되면 20세기 현대 물리학 이론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