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용조 목사 후임으로 온누리교회 이끄는 이재훈 목사
―부목사가 곧바로 담임목사가 되는 것을 금지한 예장 통합의 교단법 등 우려가 많았다.
“청빙 절차가 시작된 뒤 46일 만에 29인 후보 중에서 제가 선출됐다. 분열과 갈등을 용납하지 않는 교회 문화의 뒷받침이 있었고, 교단도 원만하게 타협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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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영광이지만 판단이 서지 않아 하 목사님과 상의했다. 그리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때 후임 담임목사로 ‘낙점’받은 것 아닌가.(웃음)
“하하, 물론 아니다. 저도 소천 때까지 곁에서 지켜봤지만 후임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아마, 목사님이 계신 상태에서 청빙했어도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 목사의 유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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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교회 내 역할은 어떻게 되나.
“최종 2인 후보의 한 사람인 미국 어바인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가 올해 말 돌아와 양재 캠퍼스(교회)를 맡는 것을 빼면 큰 변화가 없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갈등을 치유하기보다는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는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반면 신앙공동체는 ‘신주적(神主的)’ 가치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교회들의 문제는 이 차이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권위가 권력화하면서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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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를 하고 싶어 하는 분보다는 싫다고 마다하는 분을 모셔야 진정한 대표성과 권위가 사는 것 아닌가. 국회의원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려는 사람보다는 하기 싫다는 이를 시켜야 하는 것처럼….”
40대의 젊은 목회자는 겸손했지만 화법은 명쾌하고 분명했다. 때로 껄끄러운 대목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자신의 설교에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설교? 아직 어렵다. 때로 설교는 요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성경과 역사, 사회에서 좋은 재료를 찾아 정성스럽게 다듬고, 제때에 알맞은 양념을 넣고, 적당한 온도에서 끓여, 먹기 좋게 차려내야 한다.”
―그래서 몇 점인가.
“한 60점 될까?”(옆에 있던 부목사는 ‘80점은 줄 수 있다’고 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