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前 동작구청장 찬양… 작년 7월 퇴임직후 세워“왕조시대도 아닌데… ” 눈총
서울 동작구 상도2동 동작문화복지센터 앞에 있는 김우중 전 동작구청장 송덕비 모습.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폭 1m, 높이 1.5m가량의 비 앞면에는 ‘동작을 빛낸 인물’이란 글귀 아래 김 전 구청장의 얼굴 사진과 출생지 약력 수상내용과 함께 부모와 배우자의 이름 등이 새겨져 있다. 또 ‘민선 2기부터 12년(1998∼2010년)을 구청장으로 봉직하는 동안 지역균형발전과 복지문화 동작을 이루는 데 헌신 봉사했다. 특히 동작문화원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구민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기에 그 큰 덕을 기리고자 비를 세우다’라는 내용도 적혀 있다.
문화원 관계자는 “김 전 구청장의 지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만든 것”이라며 “문화원 임원과 회원들이 사재를 털어 만든 것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가 세워진 복지센터 용지가 동작구 소유로 공공장소일 뿐만 아니라 생존한 전임 구청장의 송덕비를 세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양모 씨(40)는 “송덕비를 보는 주민들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라며 “조선시대도 아니고 공공시설 앞에 생존한 공직자 송덕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송덕비를 만들 당시 문화원 내부에서도 퇴임 전에 비를 세우면 김 전 구청장에게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의견에 따라 문화원이 취한 조치는 이미 완성된 송덕비를 김 전 구청장 퇴임 뒤까지 며칠 놓아뒀다가 새 구청장이 취임한 다음 날인 지난해 7월 2일 설치하는 것이 전부였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