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원자로에서는 고열·고방사능의 사용후 핵연료가 나온다. 여기에 포함된 플루토늄 같은 초우라늄원소와 핵분열생성물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므로 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처분 전까지 안전하게 저장해야 한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은 원전 용지 내부나 별도 용지에 마련한다. 별도 용지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특수 수송 용기에 담아 옮겨야 한다. 수송용기가 무거운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육로 대신 바닷길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특수 선박과 전용 항만시설이 필요하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은 냉각 방식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나뉜다. 물로 냉각하는 것이 습식저장 방식이다. 수영장 같은 저수조에 사용후 핵연료를 담아 저장하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의 90% 이상이 이런 방식으로 저장되고 있으며 기존 원전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방법이기도 하다.
건식저장 방식은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의 용량 문제도 해결해 준다. 17기의 경수로와 4기의 중수로를 운영하는 우리나라는 연간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가 310t 정도,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가 380t 정도 발생한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 4600t,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 5500t이 저장돼 있다.
현재 고리 울진 영광의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는 모두 원자로 옆 건물의 저장조에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월성의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는 저장조 용량이 부족해 용지 내 콘크리트 사일로 등의 건식저장 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강정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