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r.아이돌’서 까칠 음반 프로듀서역
박예진은 영화 속 아이돌 ‘미스터 칠드런’의 닮은꼴로 전형적인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에서 M.net ‘슈퍼스타K 3’ 도전자 울라라 세션을 꼽았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공개 연애? 힘들지 않아요. 집 앞에서 팬 여럿이 기다리는 톱스타도 아니고.”
예상이 빗나갔다. 배우 박예진(30)은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올해 3월 동료배우 박희순과의 교제 사실을 인정한 그는 “불편한 점은 없다”고 툭 잘라 말했다.
박예진은 1999년 ‘여고괴담2’로 데뷔했다. 조숙한 여고생 역이었다. 그 때문일까. 그는 주로 무거운 역할로 기억됐다. 최근작 ‘마이 프린세스’와 ‘발리에서 생긴 일’(2004년)에선 팜 파탈, ‘대조영’(2007년)에선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런 박예진이 3일 개봉한 ‘Mr.아이돌’에서는 까칠한 음반 프로듀서 오구주로 변신했다.
‘Mr. 아이돌’은 평범한 네 남자를 아이돌로 조련하는 프로듀서의 이야기다.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는 ‘포커페이스’ 오구주는 표정도 없고, 속도 알 수가 없다. 콧소리를 뺀 목소리로 독설을 퍼붓는다.
“쉽지 않았어요. 캐릭터의 정적인 면을 살리되 지루하면 안 되잖아요. 실제 저와 오구주는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점은 닮았어요. 가끔 농담으로 툭툭 내뱉는데 그런 점들?”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열여덟 살에 시작한 연예 활동은 쉽지 않았다. 그 시절을 떠올리는 박예진의 표정에 깊이가 생겼다.
그러더니 “그땐 정답을 알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이젠 요령도 생기고 당황하는 일도 줄었다.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남들에게 받는 상처는 아프다”고 했다.
그는 ‘Mr.아이돌’ 제작발표회 때 본 악플을 이야기했다.
“사진 기사에 ‘보톡스 맞았나 보네’라는 댓글이 달렸어요. 진짜 맞을 걸 그랬나 봐요. 조금씩 무뎌져 가요. 후배들도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도 같이 배우면 좋겠어요.”
“주로 똑똑하고 치열하게 사는 전문직 여성이었죠. 이젠 여유 있는 인물도 해보고 싶어요. 일상에선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 뒹구는 걸 좋아하는 ‘건어물녀’거든요. 멜로도 좋고, 무협도 좋아요.”
시간이 지나면 정말 못할 것 같다며 무협 와이어 액션에도 욕심을 보인다. 역시 겁 없는 ‘예진아씨’다.
“이번 영화 흥행 스코어요? 모르겠어요. 같이 한 배우, 스태프 모두 좋아서 잘됐으면 좋겠어요. 많이 보러 와주세요!(콧소리)”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