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중국은 이 밖에 화성 탐사와 달 착륙,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두’를 확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계획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중국은 이제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개발 성과들을 따라오던 추격 단계에서 벗어나 한 차원 더 발전하게 될 것이며 머지않아 미국과 견줄 만한 우주강대국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괄목할 만한 중국의 우주개발 성과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이루어진 것은 물론 아니다. 실패의 고통을 교훈 삼아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의 주력 우주발사체인 창정 로켓은 몇 번의 발사 실패를 경험했다. 1997년에는 로켓이 발사장 인근 마을을 덮쳐 많은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중국의 우주개발 성과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의 우주 경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은 중국의 우주개발 성과를 민감하게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작년 나로호 발사에 실패해 현재 우주개발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국의 우주개발 성공을 보며 부러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생기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2012년에는 레이더 영상 촬영이 가능한 전천후 다목적 인공위성 5호를 발사할 예정이며 이어 과학위성 3호, 다목적 인공위성 3호 등을 잇달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이후 사고 원인을 놓고 지루하게 진행됐던 러시아와의 조사 활동도 얼마 전에 잘 마무리돼 내년에는 나로호 3차 발사가 가능할 것 같다.
나로호 발사 실패가 우리에게 많은 좌절을 주었지만 동시에 많은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실패에 따른 기술적 검토를 통해 값진 경험을 공부한 것도 있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배운 것도 중요한 교훈이다. 중국의 우주도킹 성공을 부러워만 하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제는 우주로 향하는 우리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