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STYLE PICK]미디 스커트

입력 | 2011-11-04 03:00:00

허벅지 실종치마가 무릎 아래로 치렁치렁




올 가을겨울을 겨냥한 런던패션위크에서 ‘조너선 선더스’가 선보인 미디스커트. 조신하면서도 은근히 섹시한 것이 미디스커트의 매력이다.

올 가을겨울, 여자의 치마가 길어진다.

‘브아걸’ ‘소녀시대’ 등 연말을 앞두고 컴백하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쌀쌀해진 날씨에 아랑곳없이 ‘짧게 더 짧게’를 외치고 있다. 이런 ‘하의실종’ 패션은 셀러브리티들의 무대 의상이 된 지 이미 오래.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된 ‘어린 여자’들을 위한 미니스커트와 쇼츠 열풍에 지친 패션계는 이제 성숙한 여성미에 주목하고 있다.

1940년대와 1970년대 빈티지 페미닌에서 영향을 받은 ‘레이디-라이크(lady-like) 룩’은 한층 길어진 스커트의 헴라인에서 시작된다. 어정쩡한 길이로 여겨졌던 무릎 위 5cm가 뉴-미니(new mini)로 제안되며 무릎을 덮는 미디(midi)에서 발목을 덮는 맥시(maxi) 스커트까지 한층 길어진 우아한 스커트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실루엣이 강세를 띠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퍼지는 풀 스커트에서 슬림하게 떨어지는 H라인, 그리고 가벼운 소재에 밑단에 여유를 준 트럼펫 스커트까지 다양하게 변형돼 등장한다.

이 중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미디스커트는 특별히 눈여겨봐야 할 아이템이다. 많은 여성이 다리가 짧고 굵어 보인다고 외면해 왔지만 무릎을 덮는 A라인은 우아함을, 깊게 슬릿이 들어간 펜슬 라인은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좀 더 날씬하게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법도 있다.

상의를 치마 안으로 넣어 입어 허리라인을 위로 올리고 누드 혹은 브라운 톤의 스트랩 슈즈 또는 굽 높은 부티와 코디하면 한층 키가 크고 날씬해 보인다. 사진에서처럼 벨트를 원래 허리 위치에 착용해 시선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면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룩을 연출할 수 있다. 더불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길어진 스커트를 색다르게 소화하기 위해 프린트가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올 가을겨울 조너선 선더스, 마르니, 밀라숀 컬렉션에서는 레트로 무드를 반영한 기하학적 형태의 프린트와 컬러를 사용한 것이 돋보였다. 작은 사이즈의 도형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프린트는 농도 짙은 와인색, 겨자색, 갈색과 함께 선명한 하늘색과 빨간색이 합쳐지면서 한층 세련된 복고풍 패턴으로 거듭났다.

‘신상’을 사지 않으면 어떠랴. ‘빈티지 페미닌’이 대세인 만큼 묵혀 뒀던 옛날 옷 가운데, 또 구제시장이나 벼룩시장의 미디스커트 가운데 하나쯤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도톰한 스웨터나 카디건과 매치하면 영국 런던의 거리 한구석에서 마주칠 법한 복고소녀로, 정갈한 테일러드 재킷이나 코트와 매치하면 성숙한 여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스타일피쉬 김현진 스타일큐레이터

www.stylefis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