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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은행 찍고… 증권 수수료 손본다

입력 | 2011-11-01 03:00:00

매년 6조~9조 수익… 금융당국 인하 검토




금융권의 탐욕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증권사 수수료도 도마에 올랐다. 수수료로 매년 6조 원 넘게 벌어들이는 증권사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주식, 펀드와 관련한 각종 수수료를 내리기 위한 검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검토 대상은 신용융자 연체이자율,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매매 수수료, 펀드 판매보수 등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한 해 수수료 수익이 6조∼9조 원으로 당기순이익의 2∼3배 수준이어서 수수료를 낮출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연간 수수료 수익은 2006년 6조1374억 원, 2007년 9조3071억 원, 2008년 6조7319억 원, 2009년 8조32억 원, 2010년 8조2125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 중에서는 주식 등을 거래하고 받은 수탁수수료가 5조3618억 원, 펀드 취급수수료가 6690억 원이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대우증권 4311억 원, 삼성증권 4275억 원, 우리투자증권 3863억 원, 현대증권 3640억 원, 한국투자증권 3332억 원, 신한금융투자 3152억 원 순이었다. 펀드 관련 수익은 미래에셋증권이 130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 965억 원, 삼성증권 718억 원, 하나대투증권 619억 원이 뒤를 이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1일 “금융투자 분야의 수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며 “실태를 파악한 후 수수료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스스로 주식매매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삼성, 대우증권은 11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주식, 선물, 옵션매매 수수료를 0.0003036∼0.012654%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미래에셋, 하나대투증권도 매매 수수료를 내리기로 했고 우리투자, 현대, 한국투자증권 및 신한금융투자 등도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증권사 등 회원사에 부과하는 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하며 수수료 인하의 여건을 마련해줬다.

그러나 수수료 인하 바람이 금융당국과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조치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내부에서 온라인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미 0.011∼0.015% 수준까지 내려와 아주 낮은 수준이고 은행과 달리 증권사에는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라는 이유로 반발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