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선진국 아직 아니지만 ‘조도기준’ 개정해 국민시력보호 나서독서할 때는 500럭스, TV시청·오락 땐 200럭스 권장
일본 지하철 승객의 대부분은 휴식을 취하거나 일부 책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위 사진) 일본 도서관은 천장의 주 조명 외에 개인별로 책상 위에 보조 조명이 있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있었다.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조도
오후 2시 게이오대 미타(三田) 캠퍼스의 서(西)교사 계단식강의실. 수업이 진행 중인 강의실 중앙의 조도는 308럭스였다. 지난해 개정된 일본 정부의 권장 조도(300럭스)를 살짝 웃돈다. 강의실 구석도 큰 차이가 없다. 전등 바로 아래는 394럭스, 구석진 곳은 219럭스였다. 평균 300럭스 전후로 조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2, 3년 전 학교 교실의 조도 기준은 200∼750럭스로 범위가 워낙 넓어 혼란을 가져왔다. 일본 정부는 이를 지난해 1월 300럭스로 구체화했다.
▶강화되는 가정과 사무실 조도
가장 오랜 시간 생활하는 사무실과 가정의 조명은 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오후 6시경 아사히신문 본사 건물 내 동아일보 도쿄지사의 조도는 299∼223럭스였다. 이것은 권장 조도인 750럭스에 한참 못 미치는 것. 그러나 이것 역시 절전을 위해 하나 건너 하나의 형광등을 빼놓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경 세타가야(世田谷) 구의 가정집 거실. 세타가야 구는 도쿄의 서남쪽에 있는 곳으로 서울로 치면 목동 정도에 해당한다. 거실 한가운데 조명등 아래에서 재본 조도는 491럭스. 하지만 가장자리로 갈수록 조도는 떨어졌다. 최저치는 189럭스.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과거 기준(300∼150럭스)을 적용하면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해 주택 조명 기준을 깐깐하게 바꿨다. 거실에서 책을 읽는지, 휴식을 취하는지 등 용도별로 조도 기준을 세분화했다. 독서를 할 때는 500럭스, TV 시청이나 오락을 즐긴다면 200럭스를 권장했다. 따라서 세타가야 구의 가정집 거실에서 책을 읽으려면 조도를 높이기 위해 보조등을 사용해야 한다.
도쿄=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아이폰 앱으로 한국·일본 ‘조도’ 측정해 보니…▼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인 럭스미터 프로2(Luxmeter·Pro2)를 내려받아 한국과 일본에서 기자들이 유사한 공간의 조도를 같은 시간대에 측정했다. 사무실과 지하철, 도서관, 가정의 거실에서 책을 보는 것을 가상해 조도를 측정했다. 럭스미터 앱의 권장 기준은 미국 것이어서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