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 ● 이창호 9단본선 8강전 5보(97∼120)
이창호 9단은 올해 국수위를 내놓고 무관(無冠)이 된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꽤나 홀가분하기도 하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승부욕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도 한다. ‘지금은 멈추거나 물러날 때가 아니다. 나는 더 나아가고, 더 깊어져야 한다.’ 그는 요즘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이 9단은 고민 끝에 흑 97로 공격나팔을 분다. 박정환 9단이 백 98로 궁도를 넓혀 ‘이 정도면 수습이 됐겠지’하고 안심을 하고 있을 때, 흑 99가 떨어진다. 백 100으로 막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면 흑 2부터 6까지 백이 곤란해지기 때문. 흑 101로 넘어가는 것이 또 맥점.
백 102, 104로 막을 때, 흑은 105로 치중하고 107로 지켜 고삐를 바짝 죈다. 백 108부터 흑의 약점을 남겨 놓고 백 114로 궁도를 넓힌다. 하지만 흑 115에 돌이 놓이면서 백이 그냥 살기는 어렵게 됐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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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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