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카다피 독재자였지만 한국에 호감 있었다”
한국측이 촬영한 카다피 마지막 모습 지난해 9월 면담을 마친 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했다. 한국 측이 촬영한 카다피의 마지막 모습이다. 대우건설 제공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달 전부터 공사 재개를 위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현지지사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현재 리비아에서 7곳의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로서는 가장 많다. 이 가운데는 5성급 최고급 호텔인 트리폴리호텔(370실)처럼 공사가 거의 끝나고 준공만을 남겨 놓은 곳도 있지만 수주만 하고 착공하지 못한 현장도 있다.
서 사장은 공사 재개뿐만 아니라 추가 수주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대우건설 등 한국의 건설업체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리비아 지도층과 국민들은 한국 건설업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근면성과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추가 공사가 발주되면 이런 점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몇 안 되는 리비아 전문가다. 지난해 리비아 정부가 한국대사관의 국가정보원 요원을 간첩행위 혐의로 구속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랭했을 때 당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견된 이상득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카다피 전 국가원수 간 면담을 막후 주선하기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리비아를 방문해 카다피와 1시간여를 면담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만 해도 카다피는 리비아에서 신적인 존재로 여겨졌을 때라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카다피는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어 한국 측 요구를 선뜻 들어줬다”며 “한국 기업이 리비아에서 신뢰를 받고 있고, 주로 국가기간사업 공사를 맡고 있기 때문에 새 정권도 우리 기업에 그대로 공사를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