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에 佛-獨 불협화음까지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8일(현지 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에서 ‘A1’으로 두 계단 낮췄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이라고 밝혀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날 이탈리아 대형은행을 포함한 2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그리스도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20일 그리스 의회가 세금인상, 연금 삭감, 공무원 감축 등이 포함된 새 긴축안에 대해 표결할 예정인 가운데 그리스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포르투갈이 올해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유로화가 붕괴되도록 놔두는 것은 유로존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며 “유럽과 유로화를 파괴시키는 이들은 부활을 위한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정상회의가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건 꿈에 지나지 않았다”며 시장의 기대감을 일축하는 등 엇갈린 신호를 보이고 있다.
일단 국내 증시는 유럽 신용등급 강등소식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02포인트(0.93%) 오른 1,855.92로 장을 마쳤다. 오히려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가용 재원을 현재의 4배 이상인 2조 유로(약 3150조 원)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영국 가디언의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FSF 확충 과정에서 독일 등 다른 AAA등급 국가들과 함께 부담을 지게 될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유럽 위기 해결의 핵심인 EFSF의 신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증시가 다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도 “23일 EU 정상회의 이전까지는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