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tvn '화성인바이러스' 캡쳐
“도대체 왜 출연자의 인터넷 개인방송 BJ(Broadcasting Jockey) 이력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컴퓨터와 웹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게 BJ인데.”
tvn ‘화성인바이러스(이하 화성인)’의 연출자인 황의철PD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우리로서는 프로그램 존폐위기에 몰릴 수 있는 중대한 논란”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화성인’은 남자친구에게 모든 것을 기대는 ‘신생아녀’ 박겨레 씨 편을 방송했다. 박 씨가 남자친구에게 제모와 코를 파는 것까지 맡기는 모습이 나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황 PD는 “조작 방송이 아니다”라며 “쇼핑몰은 박 씨가 한 때 운영했을 뿐 현재까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씨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해명 글을 올리고 “남자친구 앞에서만 아기가 된다. 남자친구도 제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중이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연출자 황 PD와의 일문일답.
- ‘신생아녀’ 박겨레씨의 쇼핑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나?
- 박겨레씨는 현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나?
“1년 반쯤 전에 열었다가 잘 안 돼서 닫은 상태다.”
- A업체 인터넷 개인방송을 했던 것도 알고 있었나?
“물론이다. 도대체 인터넷방송에서 노래하고 춤춘 게 왜 문제가 되나? 무슨 케이블TV에 출연했던 거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는데… 제대로 된 인터넷 방송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본인은 잘 기억도 안 난다는데… 트위터나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을 다 믿어선 곤란하다.”
“조작은 있을 수 없다. 그랬다간 우리 프로그램은 존폐 위기에 몰릴 지도 모른다.”
- 조작한 적은 없다?
“가장 속상한 게, 논란이 되는 부분 자체가 잘못됐다는 점이다. 우리가 ‘방송 한 번도 출연 안한 여자’, ‘완전순수녀’ 이런 사람을 출연시켰나? 우리 방송의 소재는 ‘신생아녀’였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존성 성격장애’라는 의사 소견까지 받아서 증명했다.
실제 박 씨가 신생아녀가 아니라던가, 남자친구가 실제 남자친구가 아니라던가, 이런 논란이라면 우리가 수용을 하겠는데… 그 사람이 예전에 인터넷방송을 했었고 쇼핑몰 운영했던 게 무슨 상관인가.”
- 워낙 특이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가령 안철수 교수도 화성인으로 출연할 수 있다. 멀쩡한 의사가 자기 일 그만두고 컴퓨터 백신 만들지 않았나. 얼마나 특이한가. 본인이 나오겠다고만 하면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 프로그램으로선 그 사람이 실제로 정말 특이하다는 게 중요하고, 그 부분에는 거짓이 없다.”
- ‘신생아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짓이 없다?
“없다. 본인도 해명을 하지 않았나? 남자친구 앞에서만 그렇게 되는 거라고. 남자친구와 3년 정도 만났는데, 처음엔 안 그랬는데 워낙 남자친구가 잘 받아주다 보니 정도가 심해진 것이라고 한다.”
- 본인 말만 믿고 방송을 제작하지는 않을 테고, 어떤 검증 절차가 있나?
“먼저 인적사항을 살펴본 다음에, 1차 인터뷰를 하면서 방송 방향을 고민한다. 2차로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주변상황을 자세히 확인한다. 이 부분이 방송에 많이 나가게 된다. 방송이 결정되면 출연자로부터 출연 동의서를 받는다.”
- 동의서의 내용은 뭔가.
“우리가 방송하려는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고지하고, 거기에 대해 동의를 받는다. 연예인도 말을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인이니 만약 출연 후에 마음이 바뀌면 우리 프로그램에서 다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방송을 제작하는 우리로서는 ‘실제로도 특이하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내용에 거짓이나 과장이 섞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모두 본인이 진다는 내용의 동의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