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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美의원 아들까지 속인 ‘나라 망신 여행사기’

입력 | 2011-10-14 03:00:00

외국인 25명에 6131만원 가로채… 분노한 의원이 직접 수사 요청




미국 워싱턴 주 M 하원의원의 아들인 미국인 A 씨(28)는 한국인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올해 8월 한국을 찾았다. 저렴한 신혼여행 상품을 찾아 인터넷 서핑을 하던 A 씨의 눈에 한국 여행사 홈페이지 하나가 들어왔다. 영문 홈페이지라 한국말을 모르는 A 씨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300만 원을 주고 피지 섬과 호주를 다녀오는 신혼여행 상품을 예약한 A 씨는 결혼식 전날 밤에야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여행사 대표 강모 씨(58)가 ‘예약을 마쳤다’며 보내준 비행기 예약증이 이미 취소 후 환불 처리가 돼 있었던 것. 아들 부부가 사기당했다는 소식에 분노한 M 의원은 직접 주미 시애틀 총영사관에 수사 요청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피해를 본 외국인들이 더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수사를 통해 강 씨가 같은 수법으로 25명으로부터 6131만 원을 가로챈 사실을 확인했다. 1998년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여행사를 운영해 온 강 씨는 매출이 떨어져 빚이 늘자 올해 1월부터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말이 서툴고 피해를 보고도 절차를 몰라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외국인 강사나 유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기 위해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 씨는 피해자들에게 e메일로 항공권 예약증을 보내 안심시킨 뒤 출국 하루 전 취소하고 돈을 환불받아 피해자들은 출국 당일에야 공항에서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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