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감 넘치는 사운드, 정연한 앙상블 인상적◇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Ⅲ ★★★★☆
루토스와프스키의 연가곡 ‘노래 꽃과 노래 우화’를 노래하는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뒤자팽의 ‘롱아일랜드의 아침’은 공연장 2층에서 들려오는 금관악기들의 입체감이 인상적이었다. 적막한 분위기와 이른 아침에 대한 뛰어난 풍광 묘사력, 간결한 짜임새와 풍성한 자아성찰이 돋보였다.
2부에 출연한 핀란드의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은 루토스와프스키의 ‘노래 꽃과 노래 우화’를 한국 초연했다. 그는 북구 소프라노의 시원스러운 성량에 세심한 연기력까지 보여줬다. 마지막 곡 ‘세 개의 오렌지의 사랑’은 지휘자의 강약 조절과 템포 설정이 뚜렷하게 발현된 연주였다. 전반적으로 강렬한 인상의 합주였고 연주의 구도감(構圖感)도 훌륭했다. 신비로운 산의 모습, 폭발하는 에너지, 몽롱한 영상효과가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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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서울시향의 사운드는 한층 뚜렷하고 강한 긴장감을 지닌 연주로 발현되고 있다. 현대음악 전문 연주회인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시리즈는 서울시향의 또 다른 발전사를 열어줄 수 있을지 모른다. ‘아르스 노바 Ⅲ’는 일관된 테마와 정연한 연주력으로 서울시향에 대한 기대를 높여줬다. 서울의 가을밤에 현대음악의 퍼레이드를 풀어놓은 서울시향의 모습은 고무적이고도 생산적이었다.
이석렬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