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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 기념관, 104년전 정신 그대로… 국민 성금으로 5일 개관

입력 | 2011-10-04 03:00:00


“2000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만 모은다면 거의 1300만 원이 될 것이니…아, 2000만 가운데 조금이라도 애국사상이 있는 이가 있다면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1907년 2월 애국지사 서상돈(1850∼1913) 김광제(1866∼1920) 등이 대구에서 국채 1300만 원 갚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발표한 취지문의 일부다. 이 운동은 일본이 식민통치를 고착화하기 위해 강제로 차관 1300만 원을 도입하자 백성의 힘으로 갚자고 나선 운동이다. 1300만 원은 당시 대한제국 1년 예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채보상운동을 기리는 ‘국채보상운동기념관’(사진)이 5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문을 연다. 3963m²(1200평) 용지에 3층 규모인 기념관은 당시 들불처럼 방방곡곡 번진 국채갚기 운동을 보여주는 자료와 영상관 등을 갖췄다. 건립비 67억 원 가운데 26억8000만 원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모은 국민 성금이다. 국채보상운동에 신분과 지위를 가리지 않고 담배 끊은 돈, 비녀, 반지 등을 판 돈이 모인 소중한 뜻을 담기 위해서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김영호 회장(71·전 경북대 교수)은 “국채보상운동은 1997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며 “일제의 탄압으로 국채보상운동이 중단됐지만 그 정신은 한국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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