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써지지않는 날이 있다. 책상에 몇시간을 앉아 있어도 한 줄 써지지않는 그런 날에는 스케치북 달랑 넣어 배낭을 꾸린다. 거창하게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책상을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지하철역까지 걸으며 생각한다. 어디로 갈까? 잠깐 고민하다 지하철 1호선에 정처없이 몸을 맡긴다. 그러고 다다른 곳은 더 이상 갈수 없는 철로의 끝. 1899년 우리나라 최초로 철도가 놓였던 경인선의 시발점, 인천역이었다.
이장희 일러스트레이터 www.tth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