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권 실세들에게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폭로는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폭로 리스트에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외에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들어 있다. 이 회장을 만났다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 회장이 거명한 ‘몇십억 줬다는 실세’는 세상이 다 알 만한 사람”이라며 MB 정권 최고의 실세를 지목했다. 이 회장이 실명을 공개한 박영준 곽승준 임재현 씨는 이 회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어디까지가 권력형 비리인지, 근거 없는 폭로는 없는지 궁금하다.
이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히 다뤄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주문했다. 대통령의 언급이 있든 없든 검찰은 법에 따라 수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대통령의 말은 어느 쪽으로든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돼서는 안 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폭로에 대해 “수뢰와 권력비리는 아니다. 이국철 리스트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발언에도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 리스트가 있는지 없는지 청와대 관계자가 어떻게 단언할 수 있는가. 검찰에서 수사 경과보고라도 받는다는 말인가. 대통령의 원론적 언급으로 충분하지, 청와대 관계자들이 수사의 지침으로 오해받을 만한 말을 해선 안 된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그런 말을 하면 검찰 수사에서 사실이 그런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국민은 ‘청와대 말대로 수사했구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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