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용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은 “자산 증가, 지점 수 확대 등을 통해 은행권 대형화 바람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올해 상반기 다른 시중은행들의 예금은 크게 증가했지만 외환은행의 수신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7770억 원이나 줄었다. 올 들어 이탈한 고객도 20만 명이 넘는다. 이와 관련해 박제용 수석부행장은 외국인인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행내 의사소통과 리더십 발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다른 시중은행 수석부행장보다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 부행장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산이 100조 원도 안 되고 지점도 350개에 불과한 외환은행이 250조 원이 넘는 자산과 1000여 개의 지점을 보유한 대형 은행들과 경쟁하려면 외형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성장우선 전략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96조 원이던 외환은행의 자산을 올해 말 102조 원, 2015년 121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것. 그는 “외환은행이 작년 말 신한은행에 환전 분야 1위 은행의 지위를 내준 것도 지점 수의 절대 부족 때문”이라며 “인천국제공항 설립 후 지점을 폐쇄했던 김포공항 안에 지점을 다시 열고 환전 수요가 많은 대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행장은 양재남지점장으로 취임한 2000년, 지점이 위치한 현대자동차 건물 로비에 ‘새로운 외환 지점장 박제용을 기억해주십시오’란 현수막을 붙였다.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저 현수막을 걸어놓은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고 물은 뒤 지점을 찾기도 했다는 것. 그는 전국 하위권이던 양재남지점을 전국 1등 지점으로 만들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