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실장
하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해 심정적으로 전기차를 이용하고 싶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평범한 국민에겐 그림의 떡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정부는 구입 보조금을 지원해서라도 전기차를 많이 보급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국가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 및 의도와는 달리 시장의 반응은 아직 떨떠름한 것 같다. 정부의 지원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정부가 마중물을 붓기만 하면 민간에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서 전기차가 마구 쏟아질 것이란 정부의 기대가 공허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전기차 초기 시장의 특성상 전기차를 사려는 구매 수요에 맞춰 공급하는 것보다는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 달성, 대량 공급에 따른 원가 인하 등 거시적 관점에서 대량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민간의 투자 의욕을 고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시장 개방으로 외국산 전기차가 조만간 국내에서 운행될 것이다. 과거와 달리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불리하지만 국산이란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하게 하는 ‘애국심 마케팅 전략’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전기차 활성화가 어렵다. 동시에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려는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는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