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골 깊어가는 쓰레기 처리 문제
《대규모 쓰레기 처리 문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음식물 폐수(음폐수)와 하수 슬러지(찌꺼기) 등 폐기물의 해양 배출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17일째 계속되면서 추석 연휴가 끝나는 14일부터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 또 다음 달 시작되는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건립 공사를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간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경기지역 등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인천 서구 검단동의 수도권매립지 내 제2매립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총 462만9000t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졌다. 바다에 일부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합법이다. 검사 과정에서 중금속 농도, 독성 여부 등 25개 항목별 위해성 기준을 넘지 않을 경우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바다에 버릴 수 있다. 폐기물 해양 배출은 각 지자체와 폐기물 처리 위탁 계약을 맺은 위탁업체들을 거쳐 해양배출업체들이 바다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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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작업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음폐수, 가축분뇨가 인천 포항 울산 등 지자체와 중간집하장인 200여 곳의 수거위탁업체 저장고에 쌓여가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음폐수를 사람 분뇨 처리장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예비 저장고 이용과 소각으로 버텨왔지만 이젠 한계에 다다랐다”며 “추석 음식물쓰레기가 가정에 쌓여도 저장할 곳이 없는 위탁업체가 수거하지 않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 2015년 매립 한계 도달
13일 현재 인천 서구 검단동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주변에는 ‘매립장 추가 건립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있다.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다음 달 제3매립장 기반조성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2매립장은 2015년이면 포화상태가 된다. 즉, 2016년부터 사용해야 하는 3매립장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매립장을 만드는 데 4년 이상 소요돼 다음 달에는 3매립장 기반조성 공사를 시작해야 2015년 말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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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천시는 매립기한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매립지 터는 서울시와 환경부의 소유지만 매립허가, 매립시설 건축허가 등에 대한 권한은 인천시가 가지고 있다. 인천시 측은 “당초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합의하에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을 2016년으로 정했다”며 “지역주민들의 피해와 반대가 큰 상황에서 기한 연장은 어려워 3매립장 건립도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전문가들은 “갈등의 골이 깊어 정치적 영역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