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株 등 최근 급등세 양상… 투자심리 따라 폭등-폭락 쉬워수익성-성장성 꼭 따져봐야
안철수 박원순 박경철 김정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주식시장에 답이 있다. 모두 최근 한 달 동안 테마주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자 안철수연구소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서울시장 출마 뜻을 내비친 박원순 변호사도 테마주 명칭 대열에 합류했고 안 원장과 친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 클리닉 원장까지 증시의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는 러시아와 한국의 가스관 연결 가능성이 제기되며 강관 제조업체들이 ‘김정일 테마주’로 각광받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의 반응은 차갑다.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쳐가는 유행일 뿐이라는 얘기다.
○ 호재 없는 증시에 테마주만 급등
안철수 테마는 안철수연구소와 거래하는 회사의 주가까지 끌어올렸다. 사무용가구 전문업체인 코아스는 안철수연구소 신사옥에 약 11억 원어치를 납품키로 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6일 장중 한때 12.55%까지 오른 끝에 3.32% 오른 1400원에 마감됐다. 박원순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풀무원홀딩스도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가격이 올랐고 박경철 원장이 사외이사를 맡은 KT뮤직도 5일 상한가를 나타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마주 바람에 대해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 엄청난 대외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일시적 테마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 “테마의 내부를 들여다보라”
이재원 브이앤에스투자자문 대표는 “테마보다 해당 테마주의 내부를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실적과 성장가능성 등을 확인해 테마주 가운데서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정치 바람을 타고 있는 다른 테마주와는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700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올렸고 성장성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6일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박 변호사에게 양보하면서 테마의 재료가 사라져 주가가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일지 주목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