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악재에 8월 폭락장 악몽 재현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증시에 다시 공포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이날 코스피는 38.45포인트 급락하면서 출발해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다 결국 심리적 지지선인 1,800 선마저 무너졌다. 이번에도 주요 악재는 미국과 유럽발(發)이었다. 지난 주말 미국의 8월 신규 고용이 제로(0)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20%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싼 협상이 그리스 정부와의 이견으로 지연된 것 역시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켰다.
○ 미 경기부양책 여부 분기점 될 듯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현금 비중 확대를 부추기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 역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기조적인 매수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단기반등이 끝났다고 판단한 기관들도 투매에 나서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됐다는 점이 확인됐고 유럽발 위기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기관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도 주가의 상승에 확신을 하지 못하고 주식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이 여전히 짙은 안갯속에 놓여 있지만 단기적인 분기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효과와 유럽 재무장관 회담 결과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관들이 1,900 선 초중반에서는 매도로 대응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어 지수 상승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주 중반 이후에는 경기부양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회복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 역시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지만, 주 중반 이후엔 경기부양책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을 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