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고졸자 채용 기업에 인센티브 바람직
학계에서도 1950년대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이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한 동인의 하나로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자본 축적을 꼽는다. 찢어지게 가난한 학부모도 자식은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허리띠를 졸라맸다. 세계 사회는 그것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광고 로드중
한국의 15∼24세 학생이 하루 학습하는 시간은 평균 7시간 50분으로 평균 5시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길다. 한국 학생의 공부 시간은 보충수업이나 사교육 시간의 비율이 높고 자기주도학습 시간 비율은 매우 낮다. 그러다 보니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 입학 이후 급격히 추락하고 만다.
정부는 2일 공정사회추진회의에서 고졸자의 채용과 임금, 근로조건, 승진에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였다. 공공기관 채용 시 입사지원서에 학력란을 없애고, ‘병역필 또는 면제자’로 제한하는 규정도 삭제하며, 공공기관 경력 4년차 직원의 처우를 대졸 초임자와 비슷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고졸자 채용에 앞장선 민간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력 및 학벌 차별을 철폐해 공정사회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그동안 단편적으로 나왔던 고졸자 취업을 위한 방안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려는 시도로 본다. 실력보다 간판을 우선시하는 사회풍조를 바로잡아 학력지상주의 폐해를 시정하려는 대책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대졸자들이 고졸자의 일자리를 잠식해 왔는데 그것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고졸자들의 취업 기회를 확충하여 노동시장에서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고졸자 적합 직종에 대졸자가 하향 취업할 경우 업무 성과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과 공공기관의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말아야
광고 로드중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