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 정 전무의 큰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결국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결혼식은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의 화해가 전격적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렸다. 정 회장이 상징적으로 조카딸의 손을 잡고 입장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정 전무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신랑과 동시에 입장했다.
정 회장 대신 그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사위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소회를 묻는 취재진에 “축하한다”라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입장했다.
현대건설 인수 때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탰던 KCC그룹의 정상영 명예회장도 아들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을 보내 결혼을 축하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결혼식에 참석해 “형님(고 정몽헌 회장)이 오늘 이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보니까 지이가 형님을 많이 닮았다”며 덕담을 했다. 이어 정 전 대표는 화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집안 식구끼리 (새삼스럽게) 화해는…”이라고 답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