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레인 한바퀴 400m, 8번레인은 453m안쪽은 원심력 커 1∼4위 3∼6레인 배정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남녀 400m 허들 결승이었다. 이 종목에선 마지막 직선주로(80m)에 진입하기 전까지 순위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레인별로 스타트 라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m, 400m, 400m 계주 등 곡선주로를 포함하면서도, 자신의 레인을 지켜야하는(세퍼레이트 코스) 트랙 경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왜 레인별로 출발지점이 다른가?
400m 육상트랙은 곡선주로(120m) 2개와 직선주로(80m) 2개로 이뤄져 있다. 곡선주로 2개를 합치면 완벽한 원의 형태다. 각 레인의 폭은 1.22m. 8개 레인 중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동심원의 바깥쪽 원주가 더 큰 값을 지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실 트랙 한 바퀴를 돌았을 때 완벽하게 400m거리가 나오는 것은 8개의 레인 중 1번뿐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김만호 경기부장은 “레인 왼쪽 라인에서 20cm 안쪽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후 2번 레인부터는 한 바퀴에 400m 이상을 돌게 된다. 따라서 레인별로 똑같이 400m를 맞추기 위해선 레인별로 스타트 라인의 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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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레인이 유리한가? 레인 배정의 방법은?
곡선주로를 달리는 것은 원심력과의 싸움이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1·2번 레인은 급격한 커브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더 큰 원심력을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론상으로는 7·8번 레인이 원심력의 영향을 덜 받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대표팀 오세진 코치는 “8번 레인은 앞에 따라갈 목표선수가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좋은 레인은 3·4·5·6번 레인. 그래서 결승진출자 가운데 1∼4위가 3∼6번 레인을 추첨으로 배정받는다. 5∼6위와 7∼8위는 무작위로 각각 7∼8레인과 1∼2레인에 선다. 이처럼 육상은 수영(1위 4레인·2위 5레인·3위 3레인·4위 6레인·5위 2레인·6위 7레인·7위 1레인·8위 8레인)과 달리 등수별로 레인이 명확히 정해지진 않는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장재근 이사는 “레인 배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시 제일 불리한 것은 1레인”이라고 했다. 실제로 400m 시뮬레이션결과 바깥쪽에서 달리는 선수가 안쪽에서 달리는 선수보다 0.16초 이익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구|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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