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4일 개통된 거가대교 야경. 동남권 공동 번영 시대의 드림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
●VVIP 유치 '부산 대첩'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중 러시아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부산 중구 롯데타운 지역과 고급 주거지로 부상한 해운대 마린시티 지역에 각각 PB센터를 열기로 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부산 지역의 VVIP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려면 은행 지점 안에 있는 PB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은행도 올해 상반기에만 부산에 지점 2곳을 열어 지점 수를 4개로 늘렸다. 산은의 전국 지점은 총 59개로 이중 22개가 서울에 있다.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 도시로는 부산에 가장 많은 지점이 있는 것. 부산에 신설된 2개 지점 중 해운대 지점은 사실상 PB센터의 기능을 수행한다. 또 산은은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연계해 다음달 안에 부산 경제권인 대우증권 거제지점에 '증권 내 은행점포(BIB)'도 만들 계획이다. 산은의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이 있고 부산과도 가까워 자산가들이 많다는 게 BIB 설립 이유다. 산은은 시중은행보다 최대 0.5%포인트의 이자를 더 줘 경남권 부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중 해운대 지역에 점포를 개설하고 부산지역의 일부 점포를 고급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한국씨티은행도 해운대 중앙지점에 자사 최대 스마트뱅킹 영업점을 설립했다. 이미 부산에 2곳의 PB센터를 보유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부산경제 활성화가 배경
은행들의 부산지역 VVIP 마케팅이 격화된 이유는 부산 경제의 활황 때문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거제시를 잇는 거가대교의 개통 및 부울고속도로 확충으로 교통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부산에는 해외 관광객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부산 경제의 활력은 은행권 여·수신 현황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부산지역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2조52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었다. 서울(4.3%)의 2배를 웃도는 실적이다. 6월말 기준 부산은행의 총 수신액도 27조2114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5.8% 증가했다. 부산 인구도 늘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상반기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5년 이후 16년 만에 인구감소세가 멈췄다고 밝혔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