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야드’ 가르시아, OB… OB… OB…
250 야드 유소연 승리
프로야구 한화의 왼손 거포 카림 가르시아(36)는 182cm, 100kg의 거구. 올해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챔피언 유소연(21·한화)은 168cm에 체중은 가르시아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2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 18번홀에서 이색 드라이브 장타 대결이 펼쳐졌다. 체격만 놓고 보면 결과는 뻔해 보였다. 담장 너머로 펑펑 야구공을 날리는 괴력의 가르시아 앞에 유소연은 가냘프기만 했다.
하지만 골프는 역시 힘만 갖고 되는 게 아니었다. 세 차례 드라이버 티샷의 비거리를 합산한 점수로 승자를 가리는 이날 승부는 유소연의 싱거운 완승으로 끝났다. 유소연은 1차 시기에서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러프에 빠졌다. 252야드를 기록했지만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비거리의 3분의 2를 점수로 주는 경기 방식에 따라 168점을 얻었다. 가르시아는 몸이 휘청거릴 만큼 파워 넘치는 스윙을 날려 310야드를 보냈지만 OB 구역에 떨어져 1점도 얻지 못했다. 올 시즌 국내 투어에서 80%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하고 있는 유소연은 2, 3차 시기에서 모두 공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며 252야드, 250야드를 보냈다. 은퇴 후 세미프로골퍼에 도전할 생각이라는 가르시아는 얼굴이 벌겋게 될 정도로 드라이버를 휘둘렀지만 2, 3차 시기에서도 300야드를 넘게 날아간 공이 연이어 OB가 되며 결국 1점도 얻지 못했다.
유소연은 “거리로는 절대 이길 수 없지만 정확도를 높이려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나중에 다시 진정한 대결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유소연의 드라이버는 혼마 5스타로 440cc 헤드에 로프트는 9도였다. 선수 전용 맞춤 클럽으로 가격은 600만 원에 이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