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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中투먼 ‘옥수수 수염차’ 농장 가보니…

입력 | 2011-08-30 03:00:00

한약재 가꾸듯… 460만㎡ 땅 청정옥수수 재배




중국 지린 성 투먼 시의 광활한 옥수수 농장. 광동제약은 국내 차 음료시장 점유율 1위인 옥수수수염차의 원재료 중 일부를 청정지역인 이 농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투먼=이창환 기자 big3@donga.com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공항에서 차로 1시간가량 달렸을까. 두만강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투먼(圖們) 시내를 지나자 광활한 옥수수 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두만강 너머로 북녘 땅이 선명하게 보였다. 한반도 동북쪽 끝머리이자 백두산 인근에 있는 이곳은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도로, 민가, 공장이 드물고 외지인의 발길도 뜸하다.

24일 찾은 이곳에선 끝없이 펼쳐진 대지에 어른 키의 두 배인 3∼4m나 되는 옥수수들이 강한 햇살을 받으며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바로 광동제약이 국내 차 음료시장 점유율 1위인 옥수수수염차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농장이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76)이 재중동포인 남홍준 회장(57)과 50 대 50으로 합작해 2009년 세운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가 3300만 m²(약 1000만 평)의 옥수수 농장 가운데 460만 m²를 맡아 계약 재배하고 있다.

2006년 첫선을 보인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당초 국내 옥수수만을 사용했지만 판매량이 급증해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국내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이고 이상기후가 겹치면서 물량 확보는 더 어려워졌다.

최 회장은 고민 끝에 밖으로 눈을 돌려 중국 지린 성, 헤이룽장(黑龍江) 성 등을 돌아다니며 옥수수를 재배할 만한 땅을 찾아 나섰다. 수십 년간 좋은 한약재가 있다면 오지(奧地)도 마다하지 않고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던 그의 눈에 투먼 옥수수 농장이 들어왔다. 때마침 최 회장의 지인이 이 지역 출신으로 청정지역의 이점을 살려 유기농 사업을 하고 있던 남 회장을 소개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흔히 ‘중국산’이라 하면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이곳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청정지역이어서 그런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지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재배 물량의 상당 비율을 사들이는 대신 품질 관리만큼은 철저히 했다. 광동제약은 농약은 물론 비료도 쓰지 않은 친환경 옥수수를 부근 공장에서 원액으로 만들고, 엄격한 검사를 거쳐 국내로 들여와 완제품을 만든다. 이홍규 연변광동제약 총경리(45)는 “공장설비와 연구시설도 모두 한국에서 가져왔고, 7월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현지 방문 실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투먼 시도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주는 광동제약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투먼 시는 광동제약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옥수수수염차 원재료가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2007년 국내 최초로 PET병 ‘무균충전시스템(Aseptic System)’을 도입해 안전성을 최고 단계로 높였다”며 “양질의 안전한 원료로 만든 제품이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때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투먼=이창환 기자 big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