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준표… 野, 사실상 승리 주장 빗대 “파리도 사실상 새”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서울시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 비공개 회의에서 “어젯밤 10시쯤 오 시장이 집으로 찾아왔기에 쫓아내면서 ‘앞으로 다시는 볼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분노를 터뜨렸다. 홍 대표는 측근들에게도 “오세훈은 이벤트로 출발해 이벤트로 끝났다. 이벤트 정치에만 매달리는 포퓰리스트 정치인은 한나라당에 더는 없어야 한다. 오세훈은 오늘로 끝이다”라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오 시장이 홍 대표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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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 사이는 과거에도 순탄치 않았다. 2006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홍 대표는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오 시장에게 패했고, 2008년 4월 총선 땐 오 시장이 후보들의 뉴타운 공약에 반대하자 홍 대표가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홍 대표가 “25.7% 투표율은 사실상 승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인터넷상의 패러디를 인용해 홍 대표를 비난했다. 26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인영 최고위원은 “누리꾼들은 ‘보온상수’의 빈자리에 ‘사실상 준표’가 자리했다고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25% 투표율이 사실상 승리라면, 파리도 사실상 새다’는 패러디를 소개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등록금 25%만 내면 사실상 완납이다’ ‘수능 25%만 맞춰도 사실상 만점이다’ 등의 패러디가 판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