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642억달러 국부펀드 본격조사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재스민 혁명’으로 장기 독재자들이 잇따라 축출되고 있는 가운데 독재자들의 ‘검은돈’ 회수가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26일 활동 거점을 트리폴리로 옮긴 리비아 반군 대표 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조성한 642억 달러(약 69조3300억 원) 규모의 국부펀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카다피가 42년간 철권통치를 하는 동안 조성해 놓은 돈의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군은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이슬람이 2006년 설립한 리비아투자청(LIA)이 석유 수출 자금을 이용해 국채펀드를 형성했으며 자금 중 일부는 카다피 일족이 횡령했을 것으로 반군 측은 보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카다피 원수의 것으로 보이는 6억5000만 스위스프랑(약 8885억 원)을 찾아내 동결했다.
스위스 정부는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4억1000만 스위스 프랑)은 물론이고 아직 시위를 무혈 진압하며 버티고 있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2700만 스위스프랑)의 비자금도 동결하는 등 독재를 몰아낸 아랍 국가들을 적극 도우며 과거 ‘독재자의 비자금 금고’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비아의 경우 미국은 유엔 결의에 따라 370억 달러를 동결 조치했으며 유엔은 최근 이중 15억 달러를 긴급 복구 자금에 충당하기 위해 동결을 해제키로 결의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