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총재’ 직함 바뀌면 자판기가 인식 못해
자판기가 한국은행의 ‘총재’ 호칭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 경제재정소위는 25일 한은 총재 호칭을 은행장 등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당분간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은은 ‘총재’ 호칭을 바꾸면 ‘한국은행 총재’라는 직인이 인쇄된 지폐를 모두 교체하는 데만 약 2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호칭 변경에 난색을 표시했다.
또 회의 참석자들은 새 지폐를 발행하면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와 자판기의 지폐 인식 프로그램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거 1만 원권 교체 때 자판기 프로그램을 교체하느라 자판기를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이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도 나왔다.
국제사회에서 중앙은행 수장은 ‘Governor(총재)’로 부르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한은만 따로 구별해 부르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회 관계자는 “한은과 재정부 등이 제시한 여러 의견을 모두 검토한 결과 당장 한은 총재 호칭을 바꾸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