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봉주 본보 해설위원이 들려준 ‘단거리의 비밀’
성봉주 해설위원
세 종목 모두 무산소 운동이다. 무산소 운동은 일반적으로 숨을 쉬지 않고 달린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는 않다. 다만 운동이 빨리 끝나다 보니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몸속에 축적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주로 사용할 뿐이다.
육상의 꽃인 남자 100m를 경기력 영향 요인으로 보면 가속 질주(출발 1보 후부터 최고속도 도달까지 약 60m) 64%, 최대 속도 유지(60∼80m) 18%, 속도감속률(속도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피니시까지) 12%, 스타팅블록 차고 나가기 5%, 반응시간 1%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100m 달리기를 하면 크라우칭 스타트에 따른 출발 반응시간(총성이 울린 뒤 선수가 첫 반응을 할 때까지의 시간)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닌 셈이다. 스타팅블록을 차고 나간 1보 이후 최고 속도(약 60m)를 낼 때까지의 가속 질주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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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과 기술 이외의 변수는 바람이다. 선수 뒤에서 초속 2m 이상의 바람이 불면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초속 2m 이내의 바람이 뒤에서 불면 최대 약 0.16초의 이득을 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뒤지는 이유는 중반 이후 레이스에 있다. 한국 선수들은 출발 후 30m까지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40m 이후 점차 간격이 벌어진다. 9초대 선수들은 40m 이후부터 초속 11∼12m의 최고 속도를 유지한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초속 10∼11m에 머물다 70m 이후에는 속도 감속률이 커진다. 따라서 한국 선수들은 40m 이후 최고 속도를 초속 12m대로 올리고 결승선까지 속도를 유지하는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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