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변액상품 수익률 ―15%까지 급락해약할 경우 원금 보장 안돼… 신중해야
“지금 해약하면 환급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주식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자 불똥이 보험업계로까지 튀고 있다. 변액보험 가입자들이 불안에 떨면서 보험사 콜센터마다 수익률 걱정과 해약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비교공시에 따르면 12일 기준 주식형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1일 대비 심하게는 ―15%에 이를 정도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에 납입하는 수입보험료는 2002년 1975억 원에서 지난해 19조4130억 원으로 10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증시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입자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변액보험 가입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생명보험업계도 울상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변액유니버셜보험 등 변액보험 상품이 최근 시장을 주도해 왔는데 주가 폭락에 투자자들이 가입을 망설이면서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섣불리 해약하면 너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펀드처럼 운용되기는 하지만 본질은 보험이기 때문이다. 변액보험 가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주가 폭락을 이유로 해약할 경우 원금도 보장받기 어렵게 된다. 적립금이 늘어날수록 수수료가 커지는 펀드와 달리 변액보험은 초기에 수수료가 많이 발생해 1, 2년 내에 해약하면 납입보험료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게 된다. 또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모두 보장해 주는 실손의료보험 등 위험보장 특약을 포함했을 경우 그 부분도 함께 해지돼 손해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을 들었다면 최소 10년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 투자수익률을 4%로 가정할 경우 7년은 지나야 적립액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아지게 된다. 또 가입한 지 10년이 지나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시장 상황이 불안하다면 펀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현재 주식형으로 가입한 경우 절반은 채권형으로 전환한 뒤 차후 주가 반등을 지켜보며 점차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하지만 보험상품에 따라 펀드형태 변경 시 수수료, 변경 가능횟수 등이 다르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