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8년 위기 회복中… 펀더멘털 괜찮아”
대니얼 맥패든 교수는 한국경제에 대해 “기초가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맥패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74)는 미국의 유동성 완화 전략이 이번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대에서 11∼13일 열리는 세계계량경제학회 아시아학술대회(AMES) 참석차 방한한 맥패든 교수는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QE3는 기업의 투자환경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조치이지만 이번 충격은 수요 부족으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맥패든 교수는 ‘인간 행동과학’을 경제학에 접목해 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존의 경제학이 간과했던 심리적 요인을 도입해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대한 새로운 분석틀을 제시한 공로로 200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현 위기국면은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이 촉발한 충격의 연장선에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가 더 심각했다. 지금은 회복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위기는 유럽 재정위기, 미국 부채문제 등이 계속 곪아왔기 때문에 돌출된 것이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갑자기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며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을 경제적 요인보다는 정치적 난맥상에서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미국 국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국은 계속 미국 국채를 보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단순히 미국 국채의 부도 위험만 계산하지는 않을 것이며 양국 간 관계, 무역관계 등을 고려해 미국 국채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흔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패든 교수는 “미국 달러는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기축통화 지위에 있었다”며 “대안으로 중국, 한국, 일본 등 재정이 튼튼하고 좋은 실적을 보이는 나라에 대한 통화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국면과 물가불안이 겹치면 고물가 저성장 상태인 ‘스태그플레이션’이 글로벌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반적으로 성장엔진이 둔화돼 경기침체가 우려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지금처럼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는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대니얼 맥패든 ::
1937년 출생 1962년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1978∼199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1991년∼현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200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