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원 수익 500억 예상 불구
10월엔 호주 멜버른서 공연 계획
“가요계 생태계 고사” 비난 쏟아져
‘방송사인가, 연예 기획사인가.’
‘가요계 생태계를 고사시킨다’며 지상파 방송사의 케이팝 해외 공연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MBC가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까지 해외 공연을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게 지상파 방송사의 해외 공연 러시에 ‘나가수’까지 나서자, 가요계에서는 드러내 놓고 반대는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1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SBS ‘서울-도쿄 뮤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7월까지 5회나 해외에서 한류 콘서트란 이름으로 행사를 벌였고, 현재 연말까지 4회 더 계획이 잡혀 있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3월 태국 방콕, 5월 일본 사이타마, 8월 일본 니가타, 9월 중국 상하이, 11월 호주 시드니 등 5회로 가장 많다. 10월 호주 멜버른 ‘나가수’ 콘서트까지 성사되면 1년 동안 6회나 해외 공연을 여는 셈이 된다. KBS는 7월 일본 도쿄의 ‘뮤직뱅크’특집에 이어 11월 홍콩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SBS는 작년 11월 일본 사이타마에 이어 6월 일본 오사카까지 2회의 공연을 했다.(표 참조)
형식적으로는 모두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뮤직뱅크’ 등 방송사 음악순위프로그램 특집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고가의 티켓을 구입하는 유료공연. 사실상 음악기획사들의 주 사업 중 하나인 해외 공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 음반기획사 대표는 “요즘 방송사는 방송사가 아닌 거대 연예기획사다. 방송이라는 ‘슈퍼갑’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공연 기획과 음원제작에 나서 일선 기획사들은 콘텐츠 제작에 무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방송사들은 해외공연을 계속 강행할 계획이다. 최근 전진국 KBS 예능국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가수에 대한 관심이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미친 만큼 공영방송으로서 케이팝 열기를 주도할 계획”이라면서 “내년에는 유럽에서 여는 ‘뮤직뱅크’의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