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카타리나 그로스만 헨젤 글·그림/28쪽·1만 원·노란상상
노란상상 제공
그리고 하는 말이 아빠가 사실은 해적이란다. 허풍도 이런 허풍이 없다. 이제까지 아이가 알고 있던 이웃집 아저씨와 아빠의 일상은 모두 해적활동으로 연결된다.
사실 아빠는 매일 아들을 자전거에 태워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에 항구로 가서는 배를 타고 출항을 했던 것이다. 이웃집 아저씨도 한패란다. 해적선을 타고 남쪽 바다를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한다. 편지를 넣은 유리병을 바다에 띄워 보내고는 망원경으로 뒤쫓는 것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고. 아들은 해적이라면서 나무다리나 갈고리 손도 없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아하! 그래서 부엌에 빈 병을 그렇게 많이 모아 두는 거예요?”라고 물으며 이야기에 조금씩 빠져든다.
아들은 그럼 아빠가 돈은 어떻게 벌어오는지 의심나는 것을 캐묻지만 아빠는 그때마다 상상의 나래를 편다.
한창 말을 배우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번쯤은 해 보는 ‘네버엔딩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이야기책이다. 아빠의 이야기를 믿을지 말지 고심하다가 아빠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아이의 심리도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