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성화고 진학률>취업률
기능인 양성이 목적인 특성화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0년 41.9%였다가 지난해엔 71.1%였다. 같은 기간 취업률은 51.4%에서 19.2%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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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수고의 경우 매년 졸업생 100여 명이 서울의 주요 대학에 진학한다. 이 학교의 올 여름방학 방과후학교에는 △언어영역 문제풀이 △미적분과 통계 기본 △EBS교재로 언어다지기 △자기소개서 작성 등 24개 과목이 개설돼 있다. 이상원 교장은 “배운 기술을 대학에서 이론으로 뒷받침할 필요도 있다. 특성화고 졸업생은 무조건 취업하라고 낙인찍으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입에서도 특성화고 전형이 늘었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160여 개 대학이 특성화고 졸업자의 6.8%(1만600명)를 정원외 동일계 특별전형으로 뽑았다.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입시학원도 생겨 종로구의 A학원은 최근에도 ‘특성화고 특별전형 진학설명회’를 개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중학교 교사에게 배포하는 ‘고입 전형의 이해와 진로지도’ 자료집에는 ‘내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일반고보다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게 대학 진학에 훨씬 유리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 “선취업” vs “고졸자 인식 개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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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특성화고 졸업생의 ‘선취업 후진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원외 특성화고 동일계 특별전형을 2015학년도부터 폐지하는 대신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성화고 학부모, 학생, 교사들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국직업교육단체총연합회는 25일 “학력주의 학벌주의 완화 없이 단기간에 취업률을 높이려는 미봉책”이라며 1만여 명의 반대 서명을 모아 전달했다. 전국특성화고등학교학부모연합회도 “비정규직, 저임금으로 내몰리는 고졸 취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채 취업부터 하라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한 특성화고 2학년 학생은 “자격증을 여러 개 따도 기업에서 안 쳐주니 대학에 가서 학벌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