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구육상 준비하는 사람들]시설지원 주무관 김병태 씨

입력 | 2011-07-25 03:00:00

751실 일일이 전화-인터넷 점검
“만일의 정전에도 불편 없어야죠”




김병태 씨는 선수촌 공사 관계자들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돕는 것이 완벽 시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3일 오후 대구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에서 김병태 씨(51)를 만났다. 대회 조직위원회 선수촌 시설지원 주무관으로 일하는 그는 이날 선수촌 객실마다 전화와 인터넷 개통 여부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달 말까지 선수촌 객실 528실과 미디어촌 객실 223실 등 모두 751실을 일일이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구에 설치된 누전차단기부터 점검하던 김 씨는 “전화는 선수촌 서비스의 기본”이라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모든 게 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제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각 방을 돌아다니며 전력 단자와 인터넷선 수십 개를 손으로 일일이 확인했다.

선수촌 입촌이 다음 달 10일로 예정돼 있어서 휴일도 없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얼마 전부터는 비상발전기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선수촌과 운영센터에 각각 설치되는 비상발전기는 정전이 되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출입관리센터, 선수등록센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사무실, 경기종합센터, 선수 식당 등은 단 몇 분이라도 운영 중단이 생기면 안 되는 특별관리 대상이다. 김 씨는 “30일경 실제 정전이 됐을 때 사무공간, 엘리베이터 작동 여부 등 운영 상태를 확인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비상발전기와 전기종합 상황실에 전선을 물리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30도를 훨씬 웃도는 더운 날씨는 그야말로 최대의 적. 김 씨는 “이달 들어서 땀도 많이 나고 체력이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있다”며 “한꺼번에 여러 일을 챙기다 보니 힘이 부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현장 확인은 그의 신념이다. 김 씨는 “현장 위치나 시공 상태를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며 “통신사, 시공사 관계자들과 매일 뛰어다닌다”고 말했다.

대구시 도로과, 도시철도 건설본부 전기과 등을 거치며 관련 분야에서 15년 이상 터득한 경험이 이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그는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불편함 없이 푹 쉬고 좋은 기록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며 “내 생애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대회가 끝나고 대구시청으로 돌아가면 국제행사를 치러낸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