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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만난 사람|정재은] “방학은 없다…스윙 또 스윙” 잊힌 유망주, 부활샷 정조준

입력 | 2011-07-25 07:00:00

아이언샷 하는 정재은 (서울=연합뉴스) 정재은이 20일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KLPGA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1라운드에서 14번홀 아이언샷 하고 있다. 2011.5.20 > photo@yna.co.kr/2011-05-20 15:50:11/


유소연(21·한화), 최혜용(21·LIG), 정재은(22·KB금융그룹·사진). 이들의 공통점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골프여자대표 출신이다.

당시 여고 1∼2학년으로 구성됐던 골프여자대표팀은 전력의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년이 흐른 지금. 세 명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막내였던 유소연은 최근 미 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혜용은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면서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일본과 한국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세 명 중 가장 먼저 프로무대에 데뷔한 정재은만 아직 우승이 없다. 아마추어 시절 가장 잘 나갔던 그였기에 안타까움은 더 크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프로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시기에 뜻하지 않게 맹장 수술을 받았다. 그게 고비였다. 이후 스윙이 무너졌고 체력도 떨어졌다.

골프선수에게 최대의 적은 신체적 변화다. 최경주도 몸무게를 감량했다가 컨디션 난조에 빠지는 호된 경험을 했다.

정재은은 “컨디션도 좋고 샷도 좋았다. 그런데 맹장 수술을 받고 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그 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아픈 과거를 곱씹었다.

키 166cm에 깔끔한 외모의 정재은은 2008년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에서 단숨에 평범한 선수로 내려앉았다.

정재은의 마음도 조급해졌다. 빨리 우승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당시 우승하고 싶었던 마음은 200%였어요.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럴수록 더 안 되더라고요.”

프로 4년차인 지금의 마음은 70%라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올 해 정재은의 마음이 가벼워졌다.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 경기도 잘 풀렸다. 상반기 9개 대회에서 한 차례만 제외하고 모두 컷을 통과했다.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선 공동 3위에 올라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폭염이 시작된 7월 중순. 정재은은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 골프연습장에서 하루 4∼5시간씩 땀을 흘렸다. 오전 10시에 연습장에 도착해 2시간 동안 퍼트 연습을 하고 이후 3시간 정도 스윙연습을 한다. 피부는 이미 구릿빛으로 검게 탔다. 29일 시작되는 하반기 첫 대회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그녀가 받을 성적표가 궁금해진다.

● WHO 정재은?

▲ 생년월일: 1989년 5월 16일생
▲ 프로 데뷔연도: 2007년 KLPGA
▲ 주요 성적: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골프 단체 금메달, 2007년 한국여자오픈 2위, 2010년 한국여자오픈 4위, 2011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3위

성남|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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