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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주안상권 살리자는데… 정작 상인들은 반대, 왜?

입력 | 2011-07-19 03:00:00


2월 말 공사를 시작했다가 일부 주민의 반대로 4월 중순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주안동 일대 보행환경조성사업 현장.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천을 대표하는 상권이었던 인천 남구 주안동(경인전철 주안역 주변) 일대가 옛 명성을 찾지 못하고 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과거 인천 상권의 양대 산맥이었던 중구 신포동이 올 들어 유동인구가 크게 늘면서 상권이 부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천 남구는 주안동 일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주민의 반대와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보행환경조성사업’ 난항

17일 주안동 신성쇼핑타워에서 대동모피 방향의 왕복 2차로 도로. 도로 곳곳은 깊이 파헤쳐져 누더기처럼 보였다. 올 2월부터 추진해온 보행환경조성사업 공사가 4월 중순 주민 반대로 중단된 것.

남구는 2월 말 정부와 시 예산 38억7000만 원(국비 19억3500만 원, 시비 19억3500만 원)을 지원받아 폭 15m, 길이 1.4km의 도로(남구보건소∼신성쇼핑센터∼대동모피)에 대해 차량 중심의 도로 체계를 보행자 중심의 구조로 바꾸는 보행환경조성사업을 벌였다. 인도 확장, 지중화 사업, 보행자 안전 시설물 및 미관 가로등 설치, 가로화단 조성 등을 통해 안전하고 여유 있는 거리를 만들자는 것. 그러나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주민 반발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몇 달째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주민 황모 씨(57)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 기존 주차공간을 없애면 장사하기가 어렵다”며 사업에 반대했다.

하지만 구는 10월 말까지 반드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구 건설과 관계자는 “최대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10월 말까지 사업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은 “구가 반대 의견을 가진 몇몇 주민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예산을 확보하고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주민 최모 씨(60)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사업이 마무리돼야 동네 상권이 부활할 것”이라며 “구가 정부 사업을 대신 추진하는데 주민의 눈치를 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구의 대책, 주민들은 “글쎄”

남구는 최근 들어 옛 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구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문화회랑’ 조성사업.

주안역∼옛 시민회관 사거리의 자투리 공간과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악기 연주를 비롯한 공연 및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대학생 동아리와 문화단체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면 자연스럽게 유동인구가 늘고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뒤 미추홀대로 양쪽 580m 구간에 문화회랑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매주 금요일 주안역 광장에서 열리는 ‘금요무대’부터 2030거리(주안역 앞 중심상업지역)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세울 때 처음부터 주민 의견을 듣고 주민이 공감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구 의회 배상록 의원은 “주안역 일대 2030거리를 중심으로 자고 일어나면 가게 문이 닫힌 곳을 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구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충분히 공감하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