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제기동 방향 2∼5번 출입구. 이곳은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이지만 이들 출입구를 이용해서는 2호선 승강장으로 직접 갈 수 없다. 입구가 따로 없어 1호선 승강장을 거쳐야만 2호선 탑승이 가능하다. 반대로 7∼9번 출입구에서는 1호선 승강장으로 직접 갈 수 없다. 그 바람에 12일 오전 8시 신설동역은 출근길 승객들이 뒤엉켜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었다. 》
○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의 문제
개통된 지 26년 된 3, 4호선과 37년 된 1호선은 곳곳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본보 8일자 A18면 참조
A18면 지하철 1호선, 37년된 케이블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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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선 역 대부분은 설계 당시부터 혼잡 문제나 지진 문제는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승객이 점점 늘면서 위험도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1∼4호선 내 승강장, 계단이 혼잡해 구조 개선이 필요한 역은 총 17개다. 승강장, 계단 등의 상태를 A등급(보행이 자유로운 상태)부터 F등급(타인과 밀착돼 떠밀리는 상태)까지 나눴을 때 이들 역은 대부분 E나 F등급이다.
○ 공사비가 구조 개선의 걸림돌
최근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내진 구조 문제도 이슈로 떠올랐다. 1∼4호선 중 리히터 규모 7 이상의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간은 전체 146.8km 중 약 30%인 44.8km뿐이다. 20.2km는 보강 방안이 필요하고, 나머지 81.8km는 내진 성능 평가를 해야 한다.
구조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지연되는 것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메트로는 2000년대 초부터 전동차를 교체하기 시작했지만 운영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739억 원에 달할 정도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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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