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일자리 증가 1만 8000개… 실업률 9.2%로 올들어 최악“루스벨트 이후 최대위기”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일자리 사정은 올 들어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9.2%로, 작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일자리 창출도 저조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10만5000개의 일자리 증가를 예상했었지만 실제로는 1만8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정규직을 찾지 못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와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실질 실업률은 15.8%에서 16.2%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올 상반기에 안정되기 시작해 올해 말에는 8%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런 예상이 빗나가자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있는 신호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올랐을 때만 해도 일본의 대지진, 중동의 불안한 정세에 따른 유가 상승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봤지만 이런 부정적 요인이 완화됐는데도 실업률이 올랐기 때문이다. 잔 헤지어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제가 새로운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15∼20%”라고 진단했다.
오스턴 굴스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6월 실업률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6월 실업률이 발표된 8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채무상한 조정, 자유무역협정 비준 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대해 의회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