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사고후 수소제거 설비 6→21개로”
경북 경주시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원자로 건물 내부. 건물 위쪽이 둥근 돔 형인 것은 사고 발생 시 수소가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설계다. 대우건설 제공
현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자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쌍둥이 원자로 건물 두 채가 한눈에 쏙 들어왔다. 사업지 인근에서 파랗게 넘실되는 바닷물과 대조적인 회색빛인 데다 돔형 건축물이라 인근의 다른 시설물과 확연히 구분됐다.
주설비공사의 대표 시공사 대우건설은 이날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되는 핵연료 장전 직전 취재진을 초청해 예정보다 3개월 빠른 올해 말 준공 이후 본격 가동될 예정인 신월성 1호기 내외부를 공개했다.
신월성 1, 2호기에는 국내 원전 건설 최초로 심층 취배수공법이 도입됐다. 대우건설 측은 “원자로의 냉각수로 사용되는 바닷물을 연안에서 퍼오고 연안에 버리면서 바닷물의 온도를 높여 연안 생태계를 변화시킨다”는 인근 어민 등의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연안에서 860m 떨어진 곳에서 바닷물을 퍼와 500m 떨어진 곳에 배수하는 최신 공법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 향한 곳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핵연료가 장전될 1호기 원자로 건물 내부. 터빈발전기 건물과 주제어실을 지나 원자로 건물로 통하는 출입문에 닿자 유 상무는 “이 출입문은 기압조절 장치가 돼 있어 원자로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비상사태 발생시 원자로 내부 오염물질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출입문 안쪽에 들어서자 핵연료 장전 직전 각종 설비를 시운전하느라 나는 굉음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원자로 건물 위쪽은 외부에서 내려다본 것과 같이 둥근 돔형이었다. 유 상무는 “후쿠시마 원전처럼 사고발생시 수소가 한쪽에 몰려 폭발 가능성이 높은 직사각형 형태 건물에 비해 수소 분산 효과가 크기 때문에 돔형을 채택하는 국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측은 후쿠시마 원전에 적용된 비등경수로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터빈을 돌려 외부 충격 시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된 증기가 외부로 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형 원전이 채택한 가압경수로는 증기발생기를 통해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를 한 차례 걸러 터빈을 돌려 오염 물질 누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안전 설계를 강화하면서 기존·신규 발전소의 50여 항목이 단계적으로 보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신월성1호기는 수소제거 설비를 6개에서 21개로 늘리고 비상용발전기 건물 출입문을 방수문으로 교체해 지진해일 피해 시 침수되지 않도록 했다.
경주=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